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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것들 Things to come>
은은
2016. 12. 6. 15:12
형이하학적인, 완전히 형이하학적인 이유에서
이 영화의 형이상학적 주제에 도저히 몰입할 수가 없었다.
자녀들이 성인이 된 후 새 사람을 만나 그녀와의 삶을 선택하는 남편. 어떤 결혼이었느냐에 따라 파국의 의미와 여파가 다를 것 같지만, 나의 경우 기꺼이 환영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독신으로 생활하던 엄마의 죽음.
이 또한 홀가분할 것 같다.(영화에서는 '그런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한은 최선을 다했다'는 선을 잘 구현해 놓았다. 아무런 가책과 비난이 있을 수 없도록.)
명예와 권위의 실추. 언제나 다음 세대가 밀려오기 마련이니 받아들일 만한 섭리로 보인다.
그녀에게 가장 충격을 준 것은 제자 파비엥의 비난이었던 것 같은데, 이 역시 그녀를 위태롭게 할 정도는 아니다.
그녀는 신념에 기반한 직업이 있고, 신념을 배반하지 않은 견고한 자아가 있다.
그녀는 최상의 것을 지키고 있다.
이 나라에서 태어나 오늘날을 보는 '문화에 소양이 있는 지식인'의 입장에서 차마 입을 열어 무어라 한 마디 감상을 내놓기 무참한 절망감을 느낀다.
어찌되었거나,
이 영화는 '잘 살아나갈 방법'에 대한 탐구와 모색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