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곳에서|2
모젤Moselle 강에 자리 잡고 룩셈부르크, 프랑스와 아주 가까운 트리어는 거의 확실히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로마 시대 중요한 주도였고 실제로 황제의 주거지이자 무역 중심지였으며 고대에 와인을 경작하던 지역 중 가장 큰 시장이어서 '제2의 로마Roma secunda'로 알려졌다.
로마가 몰락했을 때 트리어는 음지로 전락해 몇 세기 동안 잊혔고 위험한 국경에 가까워 종종 침탈당했지만, 인근의 비옥한 와인 지역과 강가라는 입지 덕에 언제나 번성했다.
요즘은 주요 경로에서 좀 떨어져 간과되지만, 베로나나 아를처럼 훌륭한 로마 폐허가 있고 그 중에는 짙은 돌 색깔 때문에 포르타니그라Porta Nigra라 이름 붙은 유명한 문도 있다. 문을 둘러쌌던 벽은 없어졌지만 다른 중요한 구조물은 남아 있다. 더 최근의 명소로는 박물관으로 보전된 카를 마르크스 생가가 있다.
-224쪽 '트리거' 중
이처럼 역사적인 지식에서 나오는 내용을 쓰기 위해 설터는 트리거의 역사를 조사했을까?
일본을 여행한 부분을 읽다가 미시마 유키오가 단골로 묵었던 도쿄의 유서 깊은 호텔 이야기가 있어 찾아보니 7월2일부터 이용 가능, 가격은 15만 6천 원부터라고 나온다.
그 전까지 오대산이 그리워 그 입구 켄싱턴플로라 호텔을 뒤적이고 있었는데, 주말 하룻밤 숙박료가 17만원 정도였다. 맙소사.
서울이 뉴욕과 도쿄를 제치고 물가 1위라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일본에 관해 쓴 내용 일부를 더 인용하자.
나는 젊었을 때는 깨닫지 못했던 일본 작가의 작품 수준과 우아함 덕분에 일본에 굉장히 끌렸다. 하지만 동경과 존경만으로 일본을 진짜로 이해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언어와 관습이라는 명백한 장벽이 너무 폭넓다. 일본은 의복, 음악, 스포츠, 음식 등 눈 닿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서양의 발상과 유행을 열정적으로 따라가지만 서양과 가공할 정도로 괴리를 보이며 떨어져 있다. 그들의 문화는 통일체로서, 피로 나눈 문화다. 알려지기를 거부하는 문화다. 여정의 세부 사항을 일관적으로 짜 맞춤으로써 커튼 너머에서 벌어지는 일을 파악해 볼 수도 있지만,
그건 우리 방식이고 서투를 뿐이다. 진짜 유형과 깊이는 우리를 교묘히 빠져나간다. 미시마의 충격적인 생애 마지막 장은 묘사도 할 수 있고 심지어 어느 정도 이해도 가능하지만 그 충동은 이해할 수 없는 채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