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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letter
은은
2017. 8. 11. 23:28
오늘은 문구 코너를 서성이다 줄이 쳐진 노트와 블랙윙 연필과 그걸 깎을 칼을 하나 샀어요.
가방에 아이패드와 랩탑과 스마트폰이 들어 있지만 매번 노트를 사고 필기구를 삽니다.
찾아보면 책꽂이엔 질 좋은 종이가 묶인 수첩, 노트들이 여러 개 있어요.
아직 쓰고 싶은 걸 쓰지 못했고, 충분히 오랜 시간 앉아서 써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 때문에 독주를 마십니다.
'술을 마셨어'라고 할 만하게 술을 마신 지가 오래 전이예요.
내가 가끔 마음이 저리고 당신 생각을 해요.
(당신과 나의 처지를 아는 누군가 듣는다면 이건 정말 정말 이상한 일이예요.)
그러면 나는 생각해요.
지금 당신이 내 생각을 하는 거라고, 당신이 나를 생각해서 이렇게 멀리(당신이 어디 있는지는 모르지만 모르는 곳이니까 먼 곳이예요.) 있는 내가 갑자기 당신 생각을 하고, 당신처럼 내 마음이 저린 거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독한 술을 마십니다.
이건 아주 오랫만의 일이예요.
당신을 보고 싶습니다.
만나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 주고받는 그 모든 상투적인 인사치레의 말들을 나누고 싶어요.
당신과 마주 앉아서, 당신의 눈을 바라보면서요.
그러면 나의 입이 하고 있는 말이 무엇이든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당신은 지금 내 생각을 하는 겁니까?
내가 여기 있는 걸 알기는 하나요?
아마 모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