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171128 화요일Queensgate starbugscoffee
은은
2017. 11. 28. 06:16
1. 다음 주 목(12월7일) 귀국 일정을 잡아놓고,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기분이 가라앉는 걸 어쩔 수가 없네..
내가 돌아가야 할 자리 ;
전업 주부, 초등 입학생 엄마, 홀어머니 장녀, 큰며느리 이외 몇 가지.
써놓고 보니, 나는 어쩌자고 겁도 없이 이렇게 많은 무거운 것들을 주워담아 놨나.
생물학적으로 47세가 되는, 폐경이 가까워오는, 그러나 심리적으로 십대인, 자신을 루저라 생각하는,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앓는, 사회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예민한, 자기의 구원과 美에 집중하고 싶은, 자기 자신 이외에는 관심도 애정도 없는 여자인 사람.
2. 애초에 이곳으로 날아올 때부터 나의 초점은 사람들이 예상한 것 이외의 다른 한 가지에 맞춰져 있었는데
그것은 '뭐가 여러 번 실패하고 해결해야 할 내적 상처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날마나 부적절감에 시달리며 미적미적 하루를 감당하느라 안간힘을 쓰는 상태의 해결과 탈출'
이라고 하면 될까.
아이의 조기 유학을 돌보고 관리할 엄마 역할은 오히려 부수적인 것이었고.
3. 결론적으로 나는
돌아가면 부질없는 거부의 몸짓을 접자,는 답을 얻음.
언제나 정면 대결을 회피해 온 사람은 언제까지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이 뉴질랜드 체류에서 내가 얻은 것은
'죽기 전에는 방법이 없다'는 결론인 셈.
4. 나의 업무와 책임의 한계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수용하는 것이 상황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길이 될 수 있단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