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눈 온 아침
은은
2024. 12. 21. 11:06
토요일 아침, 늦잠에서 깨니 밤새 창문 앞 나무들에 눈이 하얗고,
공기는 착하니 가라앉았네 세상 고요하고, 강아지는 신발들 곁에서 자는 중이네.
고양이들 생각 나 잠옷 차림으로 밥자리에 갔더니 뒷산으로부터 눈 위를 걸어 온 두 줄기 발자욱.
탁구공 크기만한 통,통,통,통...
누가 왔었나 미삼이랑 엊저녁 때 같이 왔던 노랑무늬 흰둥이?
빈 그릇 보다 돌아갔을까 생각하니 안쓰러워 짠하다.
너희는 지난밤 눈 온 밤에 어디서 웅크리고 잠 잤니.
뒷산 어디에 겨울집 하나 놔 주면 싶은데.
겨울집 하나 놔 주면 여럿이 같이 쓰는가. 한 녀석이 차지하는가. 몇 개 놔 주어야 하는가.
다음 달에 이사 가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