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김혜리, 어크로스, 2017

은은 2017. 5. 6. 23:48

그녀답게, 깊게 밝게 보고, 섬세하게 짚어 내고, 널리 연관 짓고 참조한다.

그리고 하루 종일 주머니에 넣고 매만진 조약돌 같은 말들을 늘어 놓은 정확하고 부드러운 문장으로 쓴다.

와중에 이래저래 까치발을 하며 본 영화들에 대한 글들을 먼저 찾아 읽고,

이래저래 본 것이나 다름없이 알게 되어버린 영화들에 대한 글들을 읽고,

취향이 아닌 영화들에 대한 글들은 넘기고.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이런 것이다,

'성실함'. '이 장르' 안에서 때로 판을 엎고 뛰쳐나가고 싶은 한 문장의 뒷다리를 붙잡는 순간이 왜 없었겠는가.

어찌되었든 꾸준히 영화를 보고, 영화를 공부하고, 영화에 대한 말로 할 말을 다 했다.

생활이, 삶이 범람하여 영화를 넘어올 때에도, 오직 영화에 대한 글 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