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 4

사진

"...그는 이 기간 동안 엄마의 다섯 살 때 사진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그 순결한 소녀를 향해 한없이 빠져들었다. 의 번역자인 김진영의 설명처럼 '사진은 말하자면 부재 속의 실재라는, 있을 수 없는 존재의 실존이 기술적으로 그러나 마술적으로 구현된 이미지'다. 또한 죽었으면서도 살아 있는 존재처럼 산 자에게로 귀환하는 유령 이미지다. 바르트는 사진을 통해 죽은 어머니의 현존을 경험했고, 이라는 사진론을 쓰기 시작했다...."-나희덕, 120쪽, 롤랑 바르트가 어머니를 애도한 방식과 글쓰기 부분 이 부분을 읽다가 나는 당연히 '아버지'를 떠올렸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의 사진을 본 적이 있던가, 일부러 찾아본 적이 있던가 하는 생각을 했다. 왜 제대로 아버지 사진을 찾아보고 들여다보지 않았나, 왜..

일기/그늘 2025.04.27

유시민 <유럽도시기행1,2>

1권 머리말이 2017년7월로 되어 있는데 '이 기획을 시작한 지 5년'이라고 했으니 2014년부터 준비, 여행을 다녔다는 얘기다.읽다 보면, 바로 그 자리에서 검색을 통해 얻어낸 정보를 바탕으로 쓴 '컨텍스트' 소개도 있는 것 같고, 필자 스스로 도무지 한 가지의 정체성을 가진다고 말할 수 없는 책이라고 밝혔 듯, '광범한 인문적 지식의 내공과 택스트 탐구의 경력과 방법을 아는 교양 있는 중년 남자 지식인의 기행문'이라고 할까.한마디로 하면 '유시민표 유럽 도시 기행문'빈, 부다페스트, 프라하, 드레스덴을 돌아본 2권을 제법 꼼꼼히 읽고, 1권을 빌려 읽고 있다.나의 의문과 생각의 지점은, 유럽의 역사와 문화 유산이 오늘날의 남한의 단독 여행자와 어디서 맞부딪힐까.나라는 실존은 이 세계 전체와 상관된다..

수집 2025.04.25

오전의 방황과 막걸리

일어나니 봄비가 와서,집에 원두가 떨어진 핑계를 찾아 sfc몰에 나갔다.가는 길에 수원으로 출근하는 집사람을 시청역까지 태워다 주었다.과테말라 원두 200그램, sfc몰 지하 2층 'CBTL'의 블렌드 커피 한 잔.부드러운 미소 같은 커피, 역시 맛있었다.정처가 없이 운전대를 잡고 이리저리 모색하다 이런 비 오는 날 강아지와 둘이 있는 집에서문학이나 철학 말고, 훌훌 넘겨 읽을 사회과학서나 기행문을 읽자 하고유시민 작가의 '유럽도시기행'을 떠올렸고,들어선 길에서 가장 가까운 청운문학도서관을 찾아갔는데이 비 오는 날에도 도서관 주차장이 꽉꽉 차있어 기분이 좀 상했다.분명 도서관에 온 차들이 아닐 테다.공원 지나 경사진 길에 주차하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연두가 일렁이는 숲이 비 맞는 걸 봤다.차를 돌려 정..

일기 2025.04.22

<청춘의 사신> 읽다가

1. 포장해 온 김밥과, 망설이다 꺼낸 막걸리 한 잔을 놓고아무렇게나 눈에 띄는 책이라고 고른 아무 쪽이나 펼쳐 읽다가,책날개의 서경식 선생 사진은 젊고,그림들을 본 연도는 1990년대 초반.샤갈의 을 본 감상을 적는 글에서 선생은 파리에 간 이유가 샤임 수틴의 묘비에 이름의 철자가 틀린 것, 출생 연도도 잘못되어 있는 걸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라고 하고 있다.샤갈과 수틴이 구 러시아 변방, 지금의 벨라루스 사람들이며 유대인들이었다는 내력을 적는 부분을 지나며선생은 이들을 동포라고, 가족이라고 여겼구나, 생각이 들었다.재일조선인으로서, 이곳에도 저곳에도 속하지 못한 디아스포라의 일생을 산 내면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됐다. 순간이지만.선생이야말로 '나의 조국은 예술, 동포는 예술가'였던 사람 아닐까..

일기 2025.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