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미 2017년이 되었지만 잠들기까지 아직 2016년.
나쁘지 않은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2016년.
기적적으로 집 밖으로 나갔고, 엄마와 반 년 정도 생활한 것만으로도
'획기적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해이리라.
나쁘지 않았다.
2. 더 젊어서는 한 해가 저물 때 '올해의' 놀이를 했었는데,
'올해의 영화', '올해의 음악', '올해의 책', '올해의 여행', 올해의, 올해의, 올해의...
이젠 무엇 중에서 고르는 '올해의'가 아니라 '올해 읽은 책', '올해 본 영화' 이렇게 정리해야 할 판이다.
전에 이성복 산문집에서
인생이란 게 원래 처음엔 송곳 꽂을 땅이 없다가 이제 꽂을 송곳이 없어지는 거,라고 쓴 걸 읽었다만,
과연 그러하다.
예를 들자면, 올해 본 영화.
우선 오늘 낮에 너무 귀하게 오랫만에 맞는 '혼자인' 시간이라 집중이 안 되어
올레 티비의 이동진의 베스트10, 씨네21 베스트 10 중에 골라 본 영화 <브룩클린>.
잘한 선택이었다.
<다가오는 것들>, <클라우즈 오브 실즈마리아>, <태풍이 지나가고>,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폭스 캐처>, <아가씨>, <바닷마을 다이어리>? 이것 역시 올해인가?
아, 야한 영화 <실락원>도 있고. <이민자>, <캐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비밀은 없다>...
적다 보니 꽤 많은 영화를 보았네. 남자들이 무더기로 나오는 한국 영화를 거의 보지 못했네.
예를 들자면, 올해 읽은 책.
읽은 책은 대략 이 블로그에 정리된 것이 전부.
무엇보다, 나의 올해를 쥐락펴락한 트위터,
새해에 이놈을 어쩔 것인가. 아무래도,
3. 올해 막내 남동생이 결혼을 했고,
4. 여름 제주도 이후로 그럴 듯한 여행은 하지 못했고,
5. H와 자주 만났고, 소식 두절이었던 선배 언니와 다시 만났고,
6. 보라매 공원을 산책하며 아줌마 웃음을 웃던 시간들이 있었고,
7. 노량진역을 드나들었고,
8. 12월 31일 아침 두 시간 에코 생협 매장에 나가 물건 검수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다.
9. 아, 그 일도 있었네.
새해에는,
1. 딸아이의 유치원 학부모 노릇을 포함, 의연한 엄마 노릇을 할 것.
2. 무엇이 됐든 글을 써서 돈을 벌어 볼 것.
3. 엄마의 생활비 벌 것.
4. 소비 줄일 것.
5. 책 많이 읽고, 영화 많이 보고, 트위터 끊을 것.
6. 나를 이뻐하고, 좋아하려고 애쓸 것.
7.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훈련.
8. 가능하다면, 혼자 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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