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170112 목. 내 책상.

은은 2017. 1. 12. 15:20

1. 글로, 아름다운 문장으로 마음을 푸는, 건사하는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그 글, 그 문장을 쓰는 사람들 자신인 것이 아닐까.

글이라는 것은 지극히 소심하고 낮고 조용하여,

글이라는 것의 도구로서의 쓸모가 있을 때는, 지극히 소심하고 낮고 무력한 매체로 표현될 때 가장 잘 드러나는 어떤 내용을 표현할 때일지 모른다.

다만, 이 고요하고 그윽한 수단을 주로 살아가는 사람은 아주 고요하고 그윽한 죽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2. 어제 하루 낮 빈둥했더니 저녁때가 되어도 기운이 났고,

기운이 나서 저녁밥을 잘 먹었고,

허기가 부르는 저녁의 와인을 잘 넘어갔고,

그리고 잠을 잤고,

아침에 일어나 개수대 앞에서 그릇을 씻는데 발바닥까지 피가 도는 것이 느껴졌다.

먹을 것,

먹을 것,

무엇이든 먹을 것.

 

3. 캐나다의 유신이 오랜만에 안부 문자를 보냈다.

 

4. 감정 표현이 없는 엄마 곁에서 자라는 아이는 불안감과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토록 웃지 못하는 사람으로서 왜 살고 있을까.

즐거운 일이 하나도 없는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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