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

|그때 그곳에서|3

은은 2017. 7. 20. 11:07

 나는 집으로 다시 올라갔다. 이스마엘. 내가 발걸음을 돌리자 그는 모자챙에 손을 대 인사하고는 다시 쟁기질을 했다. 언젠가 그는 북아프리카의 어린이였을 것이다. 부모님이야 말할 필요 없이 오래전에 돌아가셨고, 남프랑스의 비탈에서 죽 일을 해왔다. 다른 집의 일도 맡아 했다. 알고 보니 프랑스에서 38년째 일했다. 집을 지은 여성을 알고 현재 주인에게 주선해 팔았다. 나는 그를 마을에서 종종 보았는데 대개 다른 남성과 함께 있었다. 그들은 은퇴한 연금 수령자처럼 천천히 거닐었다.

 당신은 물론 이 집을 안다. 상상 속에서 보고 거닌 텅 빈 집, 바닥엔 흑백의 타일이 깔렸고 방 배치는 이상하며 천장은 축축하고 창은 짝이 안 맞는 집, 화장실엔 "ATTENTION"이라고, 정확한 지시를 따라 조심조심 사용하지 않으면 "les ler victimes(첫 번째 희생자)"이 될 것이라고 손 글씨로 써져 있는 집.

 표지가 물에 젖어 말린 책과 캔버스 의자가 테라스에 있고, 아래에는 삼면에 푸른 불멸의 바다, 그리스와 로마의 바다, 율리시즈의 바다, 지구에서 가장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전라의 부인을 몇 번이고 그렸을 것 같은 큰 욕실이 딸린 보나르의 집이다. 아침에 싸늘한 타일 바닥, 단출한 부엌, 창과 문이 많이 난 응접실, 진입로의 작고 하얀 차, 서두르지 않는 시간-모두 순수한 보나르다. 그는 세기가 포효하며 과거로 흘러가는 사이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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