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생 팔레스타인 소설가의 중편 길이의 소설을 읽었다.
1부와 2부로 나누어진 작품은 근래 드물게 나를 끌고들어가는 데 성공해 주었는데(이것만으로도 너무나 황송하다),
인물의 아주 미세한 동작 하나하나, 배경 구석구석을 끈적끈적할 정도로 농도 짙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읽는 내내 누런 사막의 모래먼지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었고,
어쩌면 서사다운 서사가 없어서 매우 시적이었다. 아름다웠다.
다 읽고 나서는,
아랍어를 전혀 모르니, 혹시 짐작과 달리 이 작가가 남자이면 어쩌지, 하며
열심히 구글링을 했고, 다행히(!).
굳이 의식을 휘어잡아 기합을 넣지 않더라도,
자연히 흑인의 삶, 팔레스타인 난민의 삶의 정서에 훨씬 가까이 내 인생의 정서들을 놓게 된다.
그것들은 인척 관계이다.
팔레스타인.
아랍과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그 자연 환경을 생각하면,
그들이 일구어낸 고요한 멈춤, 한 방울일지라도 종교적 믿음이 어떻게 허랑한 속편한(!) 환경 속의 것들을 이길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시리즈의 다른 한 권-시집을 주문해 두었는데 어서 펼쳐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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