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있노라면 글쓰기가 마치, 뭐에 빗댈까, 무슨 산삼이나 비타민처럼
누구에게나 그렇게 주체성과 자존감을 찾아주고, 아픈 과거라도 지나온 사람이라면 그 상처를 낫게 해준다고들.
하루 한 포씩 성분 불명의, 한약 비스무리한, 파우치에 든 검은색 걸쭉한 액체를 몸 속으로 주입하듯이
게다가,
날마다 규칙적으로 쓰면 더 좋다고들.
그래서 좀 써 보자고 쓸 말을 생각하다 보니 이런 말밖엔 떠오르지를 않는다.
겁 많고 계획성도 없는 인간이 어쩌다 태어나 엄벙덤벙
안 무서운 척 괜찮은 척 잘난 척 하면서 이 때까지 살고 있구나.
이번 설 나의 생모이신 한 여자어르신을 관찰하며 더욱 선명하게
그녀와 나는 생물학적으로 모녀인 것은 확실하지만
정말이지 다르다, 다르구나, 크게 다르군,을 크게 깨닫고 왔다
그 분은 정말이지 현실주의자인데
또 불교의 교리와 사상은 철썩같이 믿고,
기공의 원리와 조상신, 세상 모든 것의 연기설을 믿고,
무슨 이야기를 시작하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자신의 존재 증명이 있다.일테면 너무나 멀고 큰 것을 완전히 믿기 때문에철두철미하게 현실적인 사람으로 살 수 있다고나 할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사한 집 (0) | 2025.02.17 |
---|---|
눈 오는 날이란 무엇인가 (0) | 2025.01.31 |
조심조심 주말 (0) | 2025.01.05 |
네 시, 다섯 시, 여섯 시 (0) | 2024.02.01 |
2023년 12월 29일, 남산도서관 (1) | 2023.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