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

윤영수 소설 반납하기 전

은은 2011. 6. 3. 15:00

"죽는 건 그래. 자살은 없어. 확실하게 말해서 자기가 자기를 죽일 수는 없어. 자기가 살기 위해 주위 사람들을 수백 명 수천 명 죽일 수는 있어도, 자기 자신을 죽이는 건 못해. 그렇게 잔인한 사람은 없거든. 그래도 죽는 사람은 있지.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지고, 약을 먹고, 달리는 전동차로 떨어지고. 그건 자기를 죽이는 게 아냐. 자기 속의 타인을 죽이는 거지. 자기를 그렇게 하도록 밀어붙인 세상, 자기에게 손을 내밀어주지 않은 독하고 매정한 주위 사람들을 죽이는 거야. 자기 속에 자리잡은 채 좀처럼 빠져나가지 않는 그 사람들에 대한 미련, 원망들을 처단하느라 하는 수 없이 자기 몸을 희생하는 거야."

단편 '달빛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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