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170721 내 책상

은은 2017. 7. 22. 05:30

1. 트위터 구독자에서 트윗 몇 개 올리는 사용자가 되어 본 소감,

많은 남성 유명 논객 지식인들이 트위터를 못 견디고 떠나간 것과 같은(짐작) 이유에서 서먹서먹함을 느끼는 나를 본다.

나는 무척 자기 중심적이고, 권위적이며, 무엇으로든 사람들에게 '다르고 멋지다'는 사실을 알리고 인정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런 '창작자/예술가 1인 독재'는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가고 있다.

내가 구독만 할 때 그토록 애정을 느끼며 발랄하게 읽었던 많은 트윗들, 거의 전부 여성들이 써 올린 트윗들의 자세는 '작고 단단한 소비 주체들의 공화국'이라 할 만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물론 기본 세팅으로는 연대와 협동이 있다.

그러나 나도 알다시피, 사실 나는 연대와 협동에 별 관심이 없다. 나는 나의 고유함과 우월함을 드러내고 싶고, 선의를 바탕으로 한 인정을 원한다. 그리고 이 욕망을 수정하거나 버릴 생각도 없다.

그러나 나의 세대는 석양으로 접어들고 있고, 나는 그것이 다행이라 생각한 적도 있는 사람이고,

나는 아직 그 끄트머리 어디쯤에서 자리를 찾으려고 머뭇머뭇대고 있지만 이제 저이들의 입장에서 나는 명백히 '언니'인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최선은 나의 것을 나의 방식대로 성실하게 이행하는 것일까? 나머지는 내 몫이 아니니까.

아니면, 그들 모두가 트위터 사회 생활을 참 잘하고 있다고 봐야 할까?

몇몇은 그럴 수도 있겠다. 언제나 가장 순진하고 무방비인 사람은 나였고 나이니까(나일 테니까까지는 쓰지 않는다.).

 

2. 생전 처음 식도염이란 병을 겪어 본다.

그동안의 심야의 취식과 음주, 쓰러져 곧 수면,의 패턴의 당연한 귀결인 것인데, 지나치게 위장 기능의 든든함을 믿은 결말이다.

체한 것처럼 한두 번의 소화제로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염증을 치료해야 하고 적어도 일 주일 넘게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리고 목 아래부터 명치 사이가 답답한 느낌이 계속되고 등쪽의 미미한 통증이 며칠이나 계속 갈 거라는 사실이 놀랍고 재미없고 그렇다.

 

3. 영어회화 공부 재밌다.

강사는 베트남인인데 토론토에서 공부하고 바텐더를 했었다고 하는 청년이다. 어디서 태어났는지는 모르겠다.

내 영어는 일단 시제가 모두 엉망이다.

그리고 언어란 결국, '말하고 싶은 욕망'이 그 시작점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더욱 잘 알게 된다.

다른 언어로 말하는 이방인의 존재에 대해 내가 속으로 얼마나 절실한지도 알게 된다.

그리고, 서사물이나 설명서가 아닌 글을 '번역된 것'으로 읽는다는 일이 조금 바보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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