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향의 권력 문제다.
<씨네21>에 칼럼을 연재하는 허모 영화평론가의 칼럼 제목이 '트윈픽스 두 번째 시즌을 격하게 반기며'다.
(정확하지는 않으나 대략 비슷하다.)
그들의 전성기에 확실히 어떤 취향은 권력이 되었다.
선각자들이 취향을 앞서 받아들이고, 개척하며 그것으로써 일정 사회 문화적 지위를 누렸다.
그들이 '창작'을 한 것은 아니다. 폭넓게 보아 '소비자'였다.
여기서 그들의 갈 데 없는 처지에 대한 변명이 불가능한 지점을 만난다.
물질적인 인프라가 확장 보급되자(그 분야를 담당하는 기업들은 돈을 더 버는 것이 목적), 사람들은 각자 누구나 자기 취향을 발견하고 개발하고 드러낼 줄 알게 되었다.
지금 나는 카페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일정 수준 이상 맛의 커피, 너무 무겁지도 천박하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의 배경 음악이 계속 흘러나온다.
이런 상황이면 저와 같은 식의 제목을 붙인 사실은 좀 무안해질 것이다.
이제 문화 예술적인 권력을 차지하려면 실존과 연관된 철학을 제시하거나 정보가 아닌 서정으로 쓰다듬어 주어야 한다.
2. <모든 것은 빛난다>를 100쪽 정도 읽은 것 같다.
내가 따라잡지를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일단 감상은 저자들이 문제의 전체를 명철하게 보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글 재주가 있는 소설가라면 아주 짧은 단편 한 편으로 충분히 할 만한 이야기를 현학적으로, 길게 하는 것은 아닐까. 아직은 판단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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