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입고 있던 옷 그대로 집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기차역에 내려서
산 속으로 가는 기차표를 사고 내린 곳은 영월이었지.
영월에서 여관에 누워 티비를 봤었다.
피시방에도 갔었지.
그런 다음 어떻게 태백을 갔던가.
만항이란 곳을 찾아가려고 했었다. 만항재 넘어 있는 곳.
태백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아무 쪽으로 한참 걸어 무슨 아파트 앞 상가 페리카나 치킨 집에서 통닭에 맥주를 마셨었다.
그리고 시외버스 매표소에서 '만항을 가려고 합니다' 했더니
그런 지명은 없고, 상동인가 상리인가를 가야 한다고 했던 것 같다.
행선지와 요금이 적힌 알림판을 훑어 보며 망설이다 봉화로 가는 버스를 탔었다.
태어나 내가 가 본 버스길 중에 제일 높고 구불거리고 아늑한 길로 버스가 갔지.
버스용 등산복이 있다면 완전 무장을 했을 것이다, 그 버스는.
봉화에 내렸는데, 나는 이전에 봉화에 와 본 적이 없고
그 버스는 늦은 시간의 차여서 밤이 깊었었지.
봉화의 여관은 어떨까.
역 앞으로 가는 동안 어딘가를 들락이며 망설였던 것 같다.
내가 아는 곳은 봉화 바로 옆 영주였는데 부석사와 소백산을 가느라고 지나간 곳.
여관과 밤기차와 정처가 아닌 지명들을 떠올리다
역 앞에서 전화를 걸고야 말았었다.
몇 년 전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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