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술>을 계속 읽는 중.
술주정뱅이 존 치버의 어린 시절 가정사를 쓴 내용들을 읽으며, 그가 자기와 비슷한 처지에서 자란 스콧 피츠제럴드에게 동질감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어두운 유년 시절이라면 남부럽지 않은 영혼들이 술집에 앉아 술을 마시며 각자의 부서진 유년기 이야기를 고백하던 대학 시절이 생각난다.
지금 그 장면을 상상해 보면 연민의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들은 죄없이 박해를 받았으면서도 자기를 아프게 한 대상을 사랑하는 마음만이 가득했었기 때문이다.
어디서부터 철들기를 멈추었는지 모르지만 내 마음은 아직도 거기서 멀리 떠나오지 못한 것 같다.
나를 괴롭히고 있는 '엉터리 선생'의 문제도,
처음의 시작부터 나의 과대한 망상 때문에 벌어진 일인 것 같고, 그 망상이란 것은 언제나 저 어린시절로 돌아가 내가 받지 못한 아버지의 사랑, 어머니의 사랑에서 자라나오는 것이란 추측을 하며, 이런 문제에 정답은 없겠지만 나는 그런 것만 같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정리해 볼 것.
여름이 저물고 처서가 가까워지는 때는 어김없이 살아갈 자신이 없어지고 겁이 난다.
하루의 시간을 제대로 마주보지를 못하고 해가 나지 않는 날씨가 계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또 지나갈 것이고, 가을을 맞을 것이고, 나는 죽지 않을 것이다.
삶이라는 것의 밑바닥을 보고 또 봐야 할 수도 있다. 그러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각오는 해 두어야 한다.
내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뭔가를 말해 보려고 했더니 역시 가장 먼저 살아 꿈틀대는 것이 남자,라니.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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