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글자들까지 닿기가 이렇게 세상 힘든 일이 됐다니.
중간에는 물론 스마트폰-노트북-설거지-청소기-강아지밥,,,이 끝도 없고
식료품 주문-올겨울 필요한 장갑과 따뜻한 편한 바지,,,끝없이 생겨난다.
강아지는 눈 감고 빈백에 웅크려 있다 한숨을 쉰다.
어제는 학교 선배이자 제주에서 살고 있다고 들은
시인 선배에게 시를 청탁했다.
테이블보를 씌우고 몇 가지들을 차렸던 탁자의 테이블보를 냅다 걷어치웠다.
나란 어떤 사람, 어떤 괴물, 어떤 환자인가.
자기에게서 강제 추방되어 몇 십 년을 떠돌고 있는 사이 무엇인가의 형체를 가진 채 말을 하고 말을 듣고 인사를 주고받고 조금의 즐거움과 흐뭇함을 알고 아무런 깊이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표피 위에서 서식하는 생물.
반성과 부끄러움을 반성과 부끄러움 없이 반성하고 부끄러워하는 사람.
너의 몸뚱이로서, 너의 한 조각 뇌 속의 의식으로서, 너의 무의식으로서, 너의 기억을 알고 있는 누구로서,
너를 용서하마.
사느라 힘들지. 포기 안 하고 오늘 여기 와 있는 거, 한순간 한순간
나는 알지 않니, 네가 얼마나, 이 곳에 부적절한 인간인지를. 이었는지를. 가난했는지를. 애썼는지를.
너를 위해 흘릴 눈물 한 방울만이라도 남아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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