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동진의 영화풍경에서 박찬옥 감독 인터뷰를 봤는데,
영화와 감독의 의도 사이에 거리가 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영화에 대한 감독의 해설을 듣고 아, 그렇구나 하는 기분.
또, 주인공 중식이 종교적 인물이라고 본 이동진 기자의 견해도 내가 미처 보지 못한 것을 깨닫게 하였고,
'배덕'이라는 감정을 감추어 놓았다는 감독의 설명도 인물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였다.
철거민 투쟁은 너무 정치적 색채가 짙은 소재라 이 영화를 감독이 예측하지 못한 쪽으로 불쑥 끌고간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감독의 인터뷰를 보고 난 영화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된다.
중식이라는 인물에 대한 나의 이 근거없이 확고한 불신감은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분명 중식이 아니라 나 때문인 것 같은데.
나의 남자에 대한 불신감의 발로일까. 그럴 수도 있지.
기본적으로 남자를 믿지 못하는 여자. 기본적으로 여자는 다 안쓰럽고 보호해야 할 존재라고 생각했던 나.
그런데 지금은, 기본적으로 여자는 다 내가 당연히 가졌어야 할, 받았어야 할, 누렸어야 할 삶을 빼앗아 가려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나. 여자는 다 주인공 자리를 두고 나와 싸우려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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