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시절
청두, 이런 지명, 봄 대나무숲의 연두, 이런 빛깔, 두보초당(우리나라엔 다산초당이 있지만), 이런 시인의 향기, 그런 거지 뭐. 안 웃을 때의 얼굴과 웃을 때의 얼굴이 서로서로 참 돋보이게 하는 배우 고원원 양과 아무리봐도 내 눈엔 떡판처럼 보이는 배우 정우성 군이 추억, 재회, 말할 수 없는 비밀, 결국 실신지경, 조금 빛이 죽은 가능성, 이런 과정을 군더더기 없이 밟아 나가는 동안, 나는 계속 생각하는 것이다, 1인의 남과 1인의 여가 만났을 뿐인데 저렇게 주변 공간이 휘어지게 만드는 긴장감은 어디서 나는 걸까 그 여자이기 때문이, 그 남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들이 각자의 자기들 속에서 뽑아 내었을 뿐이라고, 아직, 그런 걸 뽑아낼 수 있는 그런 걸 마음 속에서 꺼트리지 않았을 뿐이지, 그러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