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의 어마한 비트겐슈타인 가문에서 두 미치광이로 취급되는 사람들이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과 그의 조카, 이 소설에 등장하는 파울 비트겐슈타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한 교류의 역사와 국면을 주섬주섬 나열한 것이 이 소설인데, 사변투성이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어렵지도 않고 잘 읽히는 것은 표현이야 어떻게 했건, 저자는 친구인 파울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몇 군데 옮겨 적는다. 특히 '가장 불행하게 도착하는 사람' 이야기는 몇 년 전 내가 절실히 느끼던 것이라 옮겨 적지 않을 수 없다.그때 나는 이 곳과 저 곳의 사이에 있을 때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살 만했었다. 그때 '도착하지 않는 사람'이란 말을 자주 생각했었다. ---살아가기에는 너무도 끔찍하게 되어 버린 그의 삶(44) ---건강한 사람이 병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