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서 신애(전도연)가 겪는 수난은 그녀의 첫번째 멍에도 마지막 멍에도 아니다. 영화 안에서 신애는 남겨진 유일한 가족인 어린 아들을 잃는다. 바닥에 쓰러진 그녀는 기적처럼 신앙에 의지해 일어서지만 잔인하게도 믿음을 산산조각 내는 일이 닥친다. 하지만 관객은 스쳐가는 암시를 통해 신애가 과거에 입은 내상들도 짐작할 수 있다. 착란상태에 빠진 신애는 중얼중얼 피아니스트의 꿈을 억압했던 아버지를 원망하고,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옮긴 채 죽어버린 남편을 욕한다. 이 우리의 눈을 오래 붙드는 것은, 유괴라는 뜨거운 범죄를 스토리의 뇌관으로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아니라 인물이 영화의 심장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신애는 '자식 잃은 어머니'라는 처지 하나로 설명되는 캐릭터가 아니다. 오히려 성격에 기인한 비극을..